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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누비던 기마민족에게 말은 참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지금의 최고급 승용차와 같았으니 말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습니다. 그렇다면 말사랑의 최상급 표현은 무엇이었을까요? 서울의 창덕궁 희정당에 가면 무늬가 아름다운 굴뚝이 있습니다. 북쪽에는 코끼리, 남쪽에는 사슴, 서쪽에는 학, 그리고 동쪽에는 천마가 그려져 있습니다. 천마 그림은 단순하지만 천마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천마는 날갯짓 한번으로 넘실대는 물결을뛰어넘고 구름을 가르며 허공을 질주합니다. 휘날리는 갈기과 꼬리 그리고 부릅뜬 두눈과 실룩거리는 콧구멍에서 느껴지는 힘찬 생동감은 경주 천마총의 천마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말도 몸통은 찰갑으로 덮었고 머리에는 철제 안면 갑을 씌웠습니다. 이러한 개마무사의 모습은 고구려 무덤 안학 3호분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갑옷으로 무장했기 때문에 움직이는데 무척 거추장스러울듯 하지만, 찰갑은 활동성이 좋아서 말위에서 창으로 적을 찌르거나 칼을 휘두르고, 활을 자유자재로 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철갑옷은 손상되었을때 쉽게 수리할 수 있었습니다. 활이나 칼로 갑옷이 손상되면 예비 찰갑편으로 그 부분만 교체하면 오랫동안 입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첩된 찰갑편은 완충 효과가 커서 활이나 창에 대한 방어력이 높았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관에 가면 못이 박힌 신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신이라기보다 신발에 부착시키는 보조도구였습니다. 도대체 이 용도가 무엇이었을까요? 못신은 고구려가 자랑하는 당대 최강의 군사인 개마무사가 말을 탈때 신발 밑차에 부착했던 것으로, 가까이 있는 적군을 발로 차서 공격하는 무기였습니다. 그러면 못신을 신었던 세계최강군사였던 개마무사는 어떤 군사들이었을까요? 개마무사는 보통 개마기병 또는 찰갑기병이라고 부릅니다. 찰갑을 미늘갑옷이라 하는데 미늘은 물고기 비늘 모양의 조각을 이야기합니다. 이 미늘 모양의 쇠조각들을 약간씩 겹치게 이어붙여서 몸 전체를 두르는 갑옷입니다. 찰갑은 벗으면 납작하게 접힐 정도로 부피가 적고 가볍습니다. 개마무사는 머리에는 투구를 쓰고 얼굴은 앞면을 제외하고 목부터 발..

파르티아(bc247~ad225)년)는 중앙아시아 아무다리야강(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이를 가로지르는 강) 인근에 살던 유목민족이 지금의 이란과 이라크 지역에 세운 나라입니다. 페르시아가 망한 직후에 그 자리에 들어와서 실크로드를 장악하면서 아시아와 로마와의 실크무역을 독점했습니다. 또한 파르티아는 로마가 한나라와 직접 접촉을 못하게 해서 실크 제조술을 로마가 알 수 없게 했습니다. 당시 로마는 시이저,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등이 삼두정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크라수스는 시이저와 품페이우스에 비해서 전쟁과 별 상관없이 부동산업으로 성공한 당대 최고 부자였습니다. 크라수스는 시이저와 폼페이우스만큼의 전쟁 성과를 올리기 위해 원로원의 만류에도 원정을 감행했습니다. 파르티아가 만든 실크로드 무역로에서 영향..

갑골문자로 용은 곡옥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오래전부터 용을 표현할때 곡옥처럼 그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성한 나무에 열매가 열린 것처럼 곡옥을 통해 국가의 번성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하늘의 인정한 통치자임을 과시하기 위해 왕은 용을 상징물로 사용했습니다. 즉 수많은 곡옥에 달린 왕관의 주인공은 하늘이 인정한 통치자이며, 나라를 번영, 발전시킬 것이라는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굽은 옥 모양이 태아를 상징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는데 태아 상징 역시 국가의 번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곡옥 혹은 굽은 옥 문양은 신라뿐 아니라 백제 유물에서도 나타납니다. 백제 무령왕릉에서 곡옥이 달린 금제 귀고리가 발견되었으며, 김해 봉황동에서 발굴된 가야 유적지에서도 철제 유물과 유리구슬..

고구려와 선비족 중에 어느쪽에 먼저 등자를 만들었을까요? 지금까지 발견된 등자 유물로만 본다면 선비족이 살짝 앞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구려 개마기병이 3세기 중반부터 출현하는 것으로 볼때 등자 유물만 없을뿐 이미 등자를 사용했다고 보여집니다. 그와 관련된 놀라운 유물이 강원도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1994년 강원도 철령에서 3세기 고구려 건물터가 발견되었는데 거기서 다양한 기마모형이 나왔습니다. 54개의 쇠로 만든 말모형, 4개의 청동 말모형, 쇠로 만든 용, 거북, 뱀, 등의 동물모형 등이었습니다. 같이 발견된 철로 만든 말모형은 미늘갑옷과 말갖춤을 입혀놓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말모형에서 등자 부분이 명확하여 선비족보다 먼저 청동 혹은 철제 등자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발해만 문명(요하문명)은 세계 4대문명(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하문명)보다 오래되었습니다. 홍산문화만 해도 중국의 황하문명보다 최소 천년 이상 앞서 있습니다. 발해만문명을 이룩한 민족은 동이족으로, 우리 민족의 조상입니다. 동이족이 어느 민족의 조상인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여러 유물과 유적지를 토대로 봤을때 동이족의 문화와 우리 한민족의 문화가 동일한 것이 많아서 우리 민족의 조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신라와 가야의 금관에 달린 곡옥(굽은옥)은 매우 독특한 모양의 옥입니다. 곡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첫째, 우선 옥이란 고대 동아시아에서 아주 귀중한 보석이었습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색깔과 질감을 가졌으며 신성한 힘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강력한 왕권과 풍부한 경제력을 과시하는 가장 좋은 장식물이었습니다. 둘째, 굽은 옥은 ㄴ열매, 씨앗, 생명을 표현하기 위해서 용을 단순화시킨 장식물이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용이란 물을 상징하고 물을 다스린다는 신성한 동물 중 하나입니다. 음양오행 사상에서 모든 생명이 가진 에너지를 수라 합니다. 이렇게 옥으로 용을 표현하는 것은 홍산문화 때부터 내려온 한민족의 전통 옥문화입니다.